호산춘
호산춘

호산춘은 조선초기 방촌(厖村) 황희(黃喜)의 증손 정(珽)이 이곳에 낙남하여 집성촌을 이루며 살면서부터 장수(長水) 황씨 종택에서 전승하여 온 가양주(家釀酒)이다.
황씨들은 가세가 넉넉하여 호산춘을 빚어서 제주용(祭酒用)으로 혹은 접빈객용(接賓客用)으로 사용하여 왔으며 특히 역대의 종부에 의하여 전승되어 왔다.
음력 2월 10일 방촌의 생신일에는 경향각지에서 모이는 자손들이 이 술로 제사를 지낸다. 또 10월 묘사에도 이 술로 제사를 지낸다. 중국에서는 당나라 때부터 술이름에 춘(春)자가 쓰였다고 하며 우리 문헌에도 한산춘(寒山春), 약산춘(藥山春) 등의 명칭이 보이나 사라지고 없다. ‘춘’자가 붙은 술은 알콜 도수가 높고, 맛이 담백한 최고급 술을 의미한다.
호산춘은 여러 문헌에 호산춘(壺山春)이라 기록되어 있고, 과거 전국 여러 곳에 분포한 듯하다. 그러나 이 술은 거의 쇠퇴해 버리고 오직 산북 황씨종가에서만 전승되며 산자수명(山紫水明)한 이곳의 풍광에 어울리게 호산춘(湖山春)이라 하였다. 또 이 술은 신선이 좋아한다 하여 호선주(好仙酒), 술맛에 취해 임무도 잊고 돌아갔다 하여 망주(忘酒)라는 별명이 전한다.
1990년 7월에 민속주 문경 호산춘 면허를 얻었으며, 보유자 권숙자는 21대 종손 황진하(黃震夏)와 결혼하여 시모 조매순(曺梅順)으로부터 가양주 호산춘 양조의 기법을 배워 1991년 경북무형문화재 지정되었다.
고택 옆의 살림집에서 빚어지다가, 2014년부터는 산북면 대화리에 현대식 제조장에서 빚어지고 있다. 호산춘 제조는 집안의 여성들이 빚었기에 종택의 며느리인 권숙자에서 송일지로 이어졌으나, 현대식 제조시설을 갖추게 되면서 남자들의 손으로 넘어오게 되었고 종손인 황규욱씨에 이어 그의 아들 황수상씨가 빚고 있다.
현대식 제조장에는 호산춘을 증류하여 도수 높은 소주로 제조할 수 있는 동증류기가 있고, 스테인리스 발효통과 온도 조절이 가능한 냉각 시설이 있다. 용기나 설비는 현대식으로 바뀌었지만, 제조법은 집안에서 전해오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호산춘의 연혁
- 1990.07 문경호산춘 창립
- 1991.11 권숙자대표(경북무형문화재 지정)
- 1993.05 소형양조장 건립
- 2005.03 전통산업사업자 지정
- 2012.05 황규욱대표 취임
- 2012.08 경북무형문화재 제18호 송일지여사 계승
- 2013.03 ISO 9001 획득
- 2014.08 신공장 준공
- 2017.11 황수상대표 취임
호산춘의 원료는 12분도 일반미 상품의 멥쌀과 최상품의 찹쌀, 밀을 갈아 껍질을 제거한 곡자, 솔잎 햇순의 속잎이나 송순(松荀), 그리고 종택의 샘과 옷샘의 물이다.
집안에서 호산춘을 빚을 때면 한 번에 밑술에 쌀 8되, 덧술에 쌀 16되 들어간다. 물은 쌀의 분량과 똑같이 넣는다. 누룩은 밑술 할 때는 고봉으로 2되, 덧술할 때는 고봉으로 2되가 들어간다. 밑술할 때는 멥쌀로 백설기를 찌고, 덧술할 때는 찹쌀로 고두밥을 찐다. 호산춘에는 솔잎이 들어가는데, 백설기를 할 때 넣어서 찐다. 술밥 속의 솔잎은 여과할 때, 여과포와 술지게미 사이에서 완충지대를 형성해, 여과를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
밑술이 완성되는 데는 7일에서 10일 걸리고, 덧술이 완성될 때는 20일이 걸린다. 1차 여과는 자루에 넣고 눌러서 3일이 걸리고, 2차 여과는 공기압력을 넣어서 필터로 한다. 그리고 술을 30일에서 60일 동안 숙성시킨 뒤에 병에 담아 내놓는다.
호산춘은 담황색을 띠며 솔잎이 첨가되어 솔향이 그윽하고 맛이 부드러우면서도 짜릿한 느낌을 주며 쌀 1되에 술 1되를 생산한다. 술을 빚어 물을 거의 타지 않고 원주에 가깝게 낸다. 알코올 도수 16도로 독하고 진한 술이다. 그 맛은 달콤하면서도 묵직하고 구수한 뒷맛이 돈다.
호산춘 1
호산춘 2